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쓴 글94

희곡집 '격리' 출간 판에서 연극을 안 한 지 꽤 오랜 시간이 되어 간다. 그래서인지 어떨 땐 희곡을 뭣 하러 쓰고 있는지 모르겠다는 생각이 든다. 레제드라마(Lesedrama)도 아니고... 특히 요즘의 나는 암으로 몸이 매우 힘든 상태이다. 건강에 온 힘을 기울여도 모자랄 판에 희곡집을 낸다는 것이 여간 신경이 많이 쓰이는 일이 아니다. 하지만 부족함을 채우고, 상상하며, 창작해 가는 과정이 또, 요즘의 유일한 낙이요 희망이다. 그래서 계속 끄적거리고 있나 보다. 이번 희곡집에 담은 작품들은 특정한 사회문제를 테마로 선택한 작품들이다. 과 은 젠더 문제, 는 팬데믹, 는 이념 대립, 는 소외, 은 경쟁 사회의 모습을 묘사하려고 한 작품이다. 사회적 문제를 다룬 작품은 자칫 소재주의로 빠질 위험이 있다. 그래서 내용의 보편.. 2023. 10. 11.
카렐 차페크의 'R.U.R'(로슘의 유니버설 로봇) 카렐 차페크가 (로슘의 유니버설 로봇)을 쓴 게 1920년도이다. 그 당시에 이런 작품을 썼다는 게 꽤 놀라운 일인데 사실 그 당시에 뭘 써도 지금 시각으로 보면 놀라움 일 수 있지만, 카렐 차페크는 체코 작가 중에서 카프카나 밀란 쿤데라 만큼 잘 알려지지 않은 작가임에는 틀림없다. 그 이유는 뻔하다. 메인이 극작이니까. 여담이지만 극작술 이라고 해야 할까, 아니면 극작법 이라고 해야 할까, 좀 달라져야 할 것 같다. 은 SF의 고전이며 예언적인 작품이다. 연극계에서 잘 공연되지 않고 있지만 주제와 구성, 재미라는 측면에서도 매우 탄탄한 작품이다. 당시 대단히 성공을 거두었고 카렐 차페크를 일약 세계적인 작가로 만들어준 작품이다. '로봇'이란 단어를 처음으로 만들어낸 것으로도 유명한데 로봇이란 단어는 사.. 2023. 8. 21.
마르크스-레닌주의 리얼리즘 연극의 특징과 의미 사회주의 리얼리즘으로도 알려져 있는 마르크스-레닌주의 리얼리즘 연극은 1930년대 러시아(구 소련)에서 등장한 문화 예술 운동의 일환으로 마르크스주의와 레닌주의 이데올로기의 영향을 받아 연극을 통해 사회주의 국가의 가치를 반영하고 홍보하는 것을 목표로 했다. 마르크스-레닌주의 리얼리즘 연극은 계급투쟁을 통한 공산주의 사회의 궁극적인 확립을 목표로 하는 마르크스-레닌주의 이데올로기의 원칙에 기반을 두고 있다. 극장은 사회주의의 이상, 집단적 노력, 소비에트 국가의 성취를 선전하는 것을 목표로 삼는다.. 마르크스-레닌주의 연극의 핵심 요소는 리얼리즘이다. 노동 계급과 농민의 투쟁과 승리를 보여주면서 현실적이고 진실된 방식으로 삶을 묘사하는 것을 강조했는데 극장은 일상생활을 묘사하기 위해 추상적이거나 상징적인.. 2023. 6. 26.
헨릭 입센과 안톤 체홉의 리얼리즘 연극 비교 헨릭 입센과 안톤 체홉은 19세기 후반에 활동한 리얼리즘 연극의 대표적인 작가들이다. 두 작가 모두 현실을 있는 그대로 묘사하고자 했으며, 그들의 작품들은 당시 사회의 문제점을 고발하고 비판하는 데 큰 역할을 했다. 입센의 작품은 주로 사회적인 문제를 다루고 있다. 그의 대표작인 "인형의 집"은 결혼과 가정의 문제를 다룬 작품으로, 당시 여성의 지위와 권리를 옹호하는 데 큰 영향을 미쳤다. 체홉의 작품은 주로 인간의 내면을 다루고 있다. 그의 대표작인 "갈매기"는 사랑과 소통의 문제를 다룬 작품으로, 인간의 삶의 허무함을 깊이 있게 표현하고 있다. 두 작가의 작품은 리얼리즘 연극의 특징을 잘 보여준다. 두 작가의 작품 모두 현실을 있는 그대로 묘사하기 위해 평범한 인물과 산문체 대사를 사용한다. 또한, .. 2023. 5. 27.
타데우즈 칸토르(Tadeusz Kantor) 타데우즈 칸토르(Tadeusz Kantor, 1915 ~ 1990)는 폴란드의 저명한 연출가, 무대 장치가 및 시각 예술가였다. 칸토르는 20세기 연극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인물 중 한 명으로 간주되는데 공연에 대한 혁신적이고 도발적인 접근 방식으로 인정받고 있다. 칸토르는 크라코프(Kraków)의 미술 아카데미에서 공부했으며 처음에는 화가로서의 경력을 쌓았다. 그러나 그는 곧 연극으로 관심을 돌렸고 아방가르드 연극 제작으로 유명해진다. 1955년 크라쿠프에 크리코 2(Cricot 2) 극장을 설립했으며, 이는 남은 생애 동안 그의 주요 예술 플랫폼이 되었다. 칸토르의 연극 작품은 상징적이고 초현실적인 스타일의 독특한 조화가 특징이다. 그는 전통적인 연극 관습에 도전하고 기억, 정체성, 인간 조건이라는 .. 2023. 5. 26.
1990 ~ 2020년대 연극의 트렌드 1990 ~ 2020년대 사이에 등장하고 진화한 몇 가지 연극 경향이 있다. 많은 트렌드 중 일부에 불과하지만 몇 가지 주목할만한 사항을 간략히 소개하고자 한다. 1. 다양성과 포용성 1990년대에는 연극계에서 더 많은 다양성과 표현이 필요하다는 인식이 커졌다. 이로 인해 여성, 유색 인종, LGBTQ(성 소수자((lesbian(여성 동성애자), gay(남성 동성애자), bisexual(양성애자), transgender(성전환자), queer(성 소수자 전반) 혹은 questioning(성 정체성에 관해 갈등하는 사람/네이버 영어사전 발췌)) 아티스트의 연극과 제작이 증가했다. 이러한 추세는 2000년대 이후에도 계속되었으며 더 많은 극장과 제작사가 소외된 목소리를 적극적으로 찾고 홍보했다. 2. 전통적.. 2023. 3. 11.
알란 카프로우(Alan Kaprow)의 해프닝(Happening) Alan Kaprow는 1950년대 후반과 1960년대 초반에 등장한 예술 형식인 Happening을 개발한 것으로 가장 잘 알려진 미국 예술가다. 해프닝(A Happening)은 관객 참여를 수반하는 예술의 한 형태이며 종종 즉흥 연주, 멀티미디어 요소, 예술과 일상 생활 사이의 경계가 흐려지는 것이 특징이다. Kaprow는 1957년에 "해프닝(Happening)"이라는 용어를 만들었고 이 장르에서 그의 초기 작업은 감각적 수준에서 시청자를 참여시키는 몰입형 환경을 만드는 것과 관련이 있었다. Kaprow의 가장 유명한 Happenings 중 일부인 "18 Happenings in 6 Parts"(1959)은 개인 주택에서 상연되었으며 청중이 새롭고 예상치 못한 방식으로 일상적인 물건과 상호 작용하도.. 2023. 3. 5.
극단 성 '조작' 공연 2022. 5. 27.
극단 칠보 '격리' 공연 2022. 5. 16.
앙또넹 아르또(Antonin Artaud)의 잔혹연극(The Theatre of Cruelty) 연극의 역사에서 아르또 만큼 난해한 연극 이론도 없을 것이다. 잔혹연극이라고 불리는 아르또의 연극이론은 ‘잔혹’이라는 개념이 굉장히 중요하다. 흔히 ‘잔혹’을 ‘잔인’과 혼동하는 경우가 있는데 아르또의 ‘잔혹’은 무대 위에서 피가 튀고 팔다리가 나뒹구는 호러의 개념이 아니라 그로테스크미(grotesque beauty)를 의미한다. 이 그로테스크미는 내보이기 싫은 인간의 본성을 무대 위에 적나라하게 까발림으로써 관객을 당혹케 하는 것을 의미하는데 잔혹이란 바로 이 지점을 이야기 하는 것이다. 우리 내면의 치부가 가감없이 드러날 때 느껴지는 잔혹감 말이다. 일찍이 세네카(Seneca)는 그의 작품에서 언어적인 잔혹성(verbal cruelty)을 보여주었다. 그러나 아르또는 부정을 통한 긍정의 방법으로 딕션.. 2020. 5. 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