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쓴 글/산문3

출구없는 방, 벽 받아라, 내 피. 내 속에 흐르는 피, 내 발에 흐르는 피. 받아라, 먹고 자라라. 내 육체의 모든 피를 빨아 들여라. 자, 받아라. 모든 내 생명, 피, 피, 피. 두개골 사이로 흐르는 피, 정맥 동맥 할 것없이 전신에 흐르는 피를 받아라. 이건 시극이 아니다. 바로 지금 이 현실 위에서 날 주시하고 있는 당신과 당신들을 앞에 두고 있는 나와 조금은 과장이라고 생각될지 모르지만 지극히 일상적인 제스츄어로서 아주 평범한 어찌보면 안일한 패러독스로서 시험삼아 나와 당신, 그리고 그 이상의 관계를 새롭게 모색하고자 하는 것이다. 다시말해 벽을 깨뜨리고자 하는 것이다. 그렇기에 난 지금 연극을 한다기 보다는 존재하고 있음으로 살고 있는 것이다. 단지 살고 있을 뿐인 것이다. 노랑색, 파랑 색, 빨강 색 페인트.. 2010. 1. 10.
변신(變身) 음악적 성질, 그 변죽의 리듬에 종말을 고하다! 變 身 ‘나’ 가 나에게 양아, 이제 객석에 앉아라. 보는 것만으로도 재미를 느끼며 살 수 있단다. 자, 조금만 더 기다리면 조명이 들어 올 것이다! 그러나 이 짧디짧은 순간의 어둠과 적막 속에서, 아득히 먼 옛날 얘기로 스러져 갈 사람들의 속삭임을 들려주마. 항상 삶의 무대 위에는 땀방울과 눈물방울이 젖어 있기 마련이다. 네가 그처럼 두 눈에 눈물을 머금고 있는 것처럼... 하지만 너는 왜 눈시울을 뜨겁게 달구고 있느냐? 친한 이의 죽음 앞에서도 아무런 미동없이 밝은 빛을 발하던 너의 두 눈이 아니었더냐! 사람들의 손가락질이 보이기 시작한다고? 양아, 지금 너는 어둠과 적막속에 있다는 점을 명심해라. 너는 아직 아무 것도 볼 수도 들을 수도 없단다. 내 .. 2009. 11. 15.
딸딸이 족에게 딸딸이 족에게 박 홍 진 시각을 달리하면 곧 드러난다. 인생의 여러 면모가 다양하게 존재할 수 있다는 사실이. 오늘은 무한히 지루하다. 시간하고의 투쟁은 필요 이상의 기력을 소진케 하고 괜히 펜이니 연필이니 하는 것들을 친숙한 도구로 만들려고 노력한다. 스모그 자욱한 하늘을 보고 땅바닥에 침뱉고, 지나가는 여자를 보고 섹스 이미지를 떠올리고, 유난히 날씨의 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한다. 하루는 무한히 단순하다. 시각은 하나의 관점에서 머무르기를 좋아하고 또 그럴 때 아무런 문제도 없는 것이 문제인 것이다. 끊임없이 생각은 멈추지 않으며 뭔가를 도마 위에 올려놓고 칼질이며 해부학 실험을 단행한다. 번쩍이는 태양이나 산소를 공급하는 모든 푸르른 생명체도 언제 도마 위에 올려질지 몰라 도사리고 있을 뿐이다. 더우.. 2009. 11. 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