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쓴 글/연극

연극강좌

by Park, Hongjin 2009. 10. 29.

대부분의 문화예술 아카데미 강좌에 연극 분야가 없는 것은 매우 섭섭한 일이다. 섭섭하다기 보다는 오히려 이상하다는 생각이 든다. 기본적으로 연극이 모든 예술 쟝르의 기초적이면서도 단계적인 과정이라고 보았을 때, 어떠한 이유로든 연극이라는 분야가 소외된다는 것은 매우 비관적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강좌를 주최하는 측은 적자를 보면서까지 연극 강좌를 운영한다는 것은 매우 힘들고 어려운 일이라고 말한다. 그 점에 있어서는 나도 동의하는 바이다. 출혈을 요구하면서까지 연극 강좌를 진행 한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그렇다면 과연 왜 연극강좌는 적자를 면치 못할까?

내가 생각하기에 연극 강좌라는 하나의 시스템에 적지않이 문제가 있다고 본다. 즉, 외국의 선진 연극 이론이나 우리의 전통적인 연희양식에 대한 이론적인 지식의 주고 받음 이상의 것을 강좌에서 얻기 힘들다는 것이다. 그것도 수박겉핧기식으로 말이다. 게다가 강사에게 지불되는 강사료는 일정액 정해져 있고 (강사들은 대부분 제도권의 틀안에서 성공한 사람들이며 그들이 가르친다고 하는 것이 일반인들에게 얼마만큼의 효용성과 친밀감을 갖고 다가가는지 의문이다) 수입은 넉넉치 않고, 결국 망할 수 밖에 없는 것이다.

내가 생각하는 연극 강좌는 로버트 읠슨이나 칸토르, 그로토프스키, 굿과 마당성, 탈놀이의 연극적 성격 등등과 같은 주최측에서 정해논 이론적 틀 안에서 선택의 기회를 박탈 당한 강좌가 아니라 보다 많은 사람들이 함께 어우러 질 수 있는 형태의 강좌로써 함께 고민하고 토론하고 만드는 연극 강좌이다. 즉, 강좌를 기획하는 사람은 일반인들에게 연극을 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주고 기회를 제공해 주어야 하며 강좌 자체의 모습은 자기문제화되어 도출된 이론적 구축이 되어야 한다. 그래서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강좌라고 하면 보통 이론적 접근이라고만 생각하고 있는데 실제로 연극 강좌는 처음부터 같이 생각하고 고민하면서 하나의 연극을 만들어 가는 실제 제작 강좌가 되어야 한다고 본다. 연극을 만들어 가면서 사람들은 연극 자체에 여러 문제점을 생각하게 되고 그러다 보면 어떠한 공부를 해야 할지 알게 된다. 이때 주최측은 그에 상당하는 자료와 혹은 강사를 제공해야 한다. 하지만 처음부터 강사를 정해놓는 다거나 무슨 무슨 공부를 한다고 고지할 필요는 없다고 본다. 다만 강좌를 처음부터 끝까지 책임지고 이끌고 나갈 진행자가 있어야 할 것이다. 진행자는 물론 신뢰성이 있는 사람이어야 한다. 이렇게 하면 불필요하게 지불되는 돈도 없고 강좌 자체의 보이는 결과물도 생기게 되서 보다 유효한 시간이 되리라 확신한다. 구체적인 프로젝트의 예는 다음과 같다.

1. 연극제작 과정의 일반적인 형태 소개와 올바른 방향성 모색
2. 연극제작 첫번째, 서로(강좌를 받는 사람들)의 이야기 하기, 그속에서 공통분모 찾기
3. 우리의 이야기를 어떻게 연극화 시킬 것인가? (관련분야의 선례에 대한 공부가 자연스럽게 연구되어진다)
4. 연극제작 두번째, 훈련 프로그램(발성, 신체, 연기)의 실제적 적용과 그 속에 서 자기화되는 부분 찾기
5. 간단한 연극제작-기존 텍스트 내지 창작품 중 간단하게 연극하기
6. 우리의 이야기를 실제로 연극으로 꾸미기

이상은 간략하게 하나의 예를 든 것에 불과하지만 보다 적극적이고 실천적인 형태의 강좌의 모습이 아닐까하고 적어 본 것이다. 앞으로 연극 관련 강좌가 많이 늘어나서 일반인들이 연극을 접할 수 있는 기회가 보다 풍족해 졌으면 하는 바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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