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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 이야기/예술

연극예찬

by Park, Hongjin 2009. 10. 19.
특정한 시공간 속에서 연극을 한다는 것 - 공연한다는 것 - 은 삶과의 투쟁과 승복, 그리고 몇몇 이미지와 파편적인 나열들, 여러 가지 일화들과 주관적 용어로 정의되는 중심적인 자기 고찰에 대한 검증인 것이다. 모월 모일의 역사는 그렇게 시작되는 것이다. 거리로 뛰쳐 나온 누군가의 꿈으로부터.

연극이란 보이지 않는 세계를 만드는 것이다. 그것은 대단히 어려운 일이지만 일생을 걸고 해볼 만한 일이다. 인간이 인간의 삶을 개척해 나가는 여러 양태 중에 연극이라는 벌거벗은 양식이 있다. 이리 찢기고 저리 찢기고, 그래서 결국엔 그 가장 은밀한 음부까지도 거덜나 버린 나체의 신비가 여기 있다. 그 나체를 감상하면서 엑스타시 속으로 빠져들어 가는 것이다.

컴컴해진 무대 위에 한 줄기 빛이 쏟아지고 어둠이 물러가면 그때야 비로서 한없이 비대해진 엑스타시의 물결이 잠들어 버릴 것이다. 그리고 꿈에서 깨어날 것이다. 그것이 바로 연극하는 인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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