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쓴 글/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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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Park, Hongjin 2009. 10. 13.

어제 밤에는 너무 외로워
형광등 불을 켜고 잤다

지하 음습한 내 방은
벌건 대낮에도 어두침침한데
오늘 아침에 눈을 떠보니
아주 환하구나

홀로 외롭게
밤을 준비하는 친구들아
내 방으로 와라

오늘 밤에는 전기 난로를 껴안고
추위에 얼어붙은 희망을 노래하자

춥고 배고프고 격조있는 삶과는 무관한
가난한 사람들의 동공풀린 눈빛이
가슴에 문신을 만들지라도
아직 어른이 되기 전 느꼈던
비극의 감정이 여전히 살아있을지라도

홀로 외롭게
밤을 준비하는 친구들아
내 방으로 와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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