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쓴 글/연극

희곡 분석(Play Analysis)

by Park, Hongjin 2009. 10. 12.

Ⅰ. 서 론

연극에 있어서의 희곡의 위치는 가장 중요하면서도 필수적인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연극이 점점 현대라는 사회의 기류에 의해 떠밀리면서 희곡의 가치나 존재가 상당만큼 퇴색됨과 동시에 희곡은 단순히 공연을 위한 여러요소중의 한 요소에 불과하다는 희곡 탈중심주의가 대두되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그러면서도 여전히 희곡은 연극에 있어서 없어서는 안될 가장 중심적인 역할과 기능을 수행하고 있다. 왜냐하면 연극이 어떠한 형태의 스타일을 가지던간에 스스로를 표현하기 위해서는 쓸만한 도구가 필요한 것이며 그러한 도구로써 희곡은 가장 적합한 도구로써 언제까지나 그 유효성을 유지할 것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본 고에서는 희곡분석의 의미와 방법론에 관하여 살펴봄으로 해서 그것이 연극에 어떻게 기여하고 작용하는지 논의하고자 한다.

Ⅱ. 희곡을 분석한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연극에 관련된 많은 사람들은 희곡을 분석한다는 것에 대해서 매우 꺼림직하게 생각한다. 왜냐하면 그들은 희곡을 분석한다는 것을 단순히 사실적이고 과학적인 연구로, 또한 희곡속에 흐르는 어떤 느낌을 사장시키는 과정으로써 건조하고 학문적인 작업으로 받아들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희곡을 분석한다는 것은 작가와 독자, 달리 말하면 상상체로서의 두 개의 감수성이 지면의 도움을 받아 주고받는, 단순히 한 번 읽고 느끼는 느낌 이상의 어떤 교환을 의미하는 것이다. 따라서 누군가 작품이 어떻게 만들어 지는지 정확히 이해하려면 절대적으로 필요한 희곡분석, 즉 희곡에 대한 깊이 있는 탐구가 필요한 것이다. 그런 후에야 희곡에 대한 전체적인 관점이 생성되는 것이며 이것은 느낌 이상의 어떤 교환에 대한 확신을 불러일으키는 것이다. 이러한 확신은 연출적 관점에서의 주관적인 비약이나 자유에 대한 기본적이고 객관적인 깨달음을 의미할 수 있다. 바로 그러한 깨달음의 토대가 되어주는 것이 올바른 마음가짐을 가지고 행하는 희곡 구성에 대한 완전한 분석인 것이다.

그러나 우리가 명심해야 할 점은 희곡은 단순히 우리가 분해할 수 있고 재구성할 수 있는 조작된 대상일 뿐이라는 사실이다. 우리는 믿음을 가지고 이러한 사실을 받아들여야만 한다. 희곡이 아무리 사진을 찍은 듯 실제 삶과 똑같이 보일지라도 결코 그것은 실제 삶이 될 수 없는 것이다. 연극은 연극일 뿐이다. 다만 우리는 희곡이 가장 근본적인 연극작업의 머쉰(machine)이며 이것을 충분히 알지 못하면 연극작업은 불가능하다는 점을 잊어서는 안되는 것이다. 또한 희곡은 다른 문학 텍스트들과 같은 지위를 갖지 않는다. 희곡이 문학 텍스트가 될 수는 있더라도 이것이 희곡의 본래의 사명은 아니다. 희곡은 기호, 혹은 의미있는 실천들의 체계인데, 이 체계는 무대위의 기호체계 및 의미있는 또다른 체계와 연결되며 이 연결 방식은 자명한 것도 아니고 미리 주어져 있는 것도 아니다. 그것은 끊임없이 실무자들의 손에 의해 수립되어 나가야 하는 것이다. 어떠한 희곡도 극작가의 직관적인 즉흥에 의한 창작품일 수 있지만 결론적으로는 우리의 비판적인 깨달음에 의해 완성되어지는 필연적인 형식이 되어야 하는 것이다.

따라서 희곡을 분석한다는 것은 탐미적인 독자의 매우 섬세한 읽기, 그 이상의 정밀성을 갖고 수없이 많은 요소들의 집합체로서의 희곡속에서 그것을 연극화시키는 강약․고조․리듬 등의 기호들을 하나씩 하나씩 발견해나가는 것이다. 그리고 점점 의식적인 깨달음을 향해 전진해 나가는 것이다. 의심스러운 문학 장르로서의 희곡-그것을 분석한다는 것은 결국 자신만의 비판적인 깨달음에 의해 연극을 새롭게 보고 다양한 선택의 가능성을 느끼고 연극 텍스트로서의 잠재적 가능성에 대한 자신의 상상력을 개방하는 것이다.

Ⅲ. 희곡분석은 어떻게 하는가!

희곡을 이루는 7가지의 주된 영역이 있는데 희곡분석은 바로 이 7가지 영역들의 파악으로부터 시작된다. 이 7가지의 영역은 주어진 환경․대사․극적행동․인물․아이디어․템포 그리고 분위기이다. 이런 구분이 비록 임의적인 것일지라도 반드시 주지하고 있어야 할 점은 영역들이 서로 겹칠 수도 있고 서로의 영역이 다른 영역에 크게 의존하기 때문에 그 각자의 영역의 세력이 파악되기 전까지는 구체적인 외형이 드러나지 않는다는 점이다. 물론 똑같은 개념을 표현하기 위해 다르게 말할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희곡의 구조와 외형으로서의 주어진 환경과 대사, 희곡의 핵심으로서의 극적 행동과 인물, 극적 행동의 파생으로써 아이디어․템포․분위기는 희곡을 보는 우리들의 시각을 한층 깊이 있게 해줄 것이며 희곡의 구조원리와 구성에 관한 근본적인 시야를 제공하는 것이다. 어떻게 느꼈느냐는 단순한 인상이 보다 쉬운 접근방법이 될는지 모르겠지만 희곡속에 내포되어 있는 본질적인 것들에 대하여 천착해 들어감으로써 희곡이 직관적으로 우리 몸의 일부분이 되도록 해야 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7가지 영역에 대한 분석을 통하여 연극하는 사람들로 하여금 그가 최고의 것을 끄집어 낼 수 있도록 하고 관객을 감동시킬 수 있는 준거를 마련하는 것이다.

주어진 환경과 대사-우리는 극작가에 의해 쓰여진 근대 희곡 작품에서 볼 수 있듯이 극작가가 공간 혹은 여타 위치에 대해 분명한 지시를 해 놓았으리라고 가정한다. 그러나 그러한 묘사는 거의 대부분 첫 번째 공연에서 사용된 무대를 서술해 놓은 것이고 따라서 무대감독이나 편집자에 의해 기록된 디자이너의 개념을 나타내는 것일 뿐이다. 만약 우리가 이러한 함정을 깨닫지 못한다면 우리는 이러한 제시들로부터 자유로와질 수 없을 것이다. 왜냐하면 인쇄된 말들이 우리를 유혹할 것이기 때문이다. 대본에 대해 어느정도 공부한 후에 이러한 제시들을 읽는다면 이미 갖추어져 있는 환경에 대해 보다 확실한 개념을 갖게 될 것이고 디자이너가 해석해 낸 환경으로부터 극작가가 중요시하는 환경을 분리해 낼 수 있게 될 것이다.

대사는 주어진 상황을 믿을 수 있는 유일한 통로이다. 대본을 공부할 때 우리는 모든 작가들이 직접적으로 혹은 무의식적으로 대화를 통해서 작품의 환경에 대해 언급하고 있음을 깨닫게 된다.

환경은 대상물과 장소에 대한 감정의 문제이다. 그것은 대본에서 보여지는 것 이전에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어떤 사건인지 그리고 대본에서 나타내는 특별한 세계에 대한 인물들의 감정은 어떤것인지를 보여주는 것이다. 이러한 통합적인 성격은 극작가들이 가능한한 능숙하게 그리고 정확하게 관객과 교류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왜냐하면 대본에서 발생하는 사건들은 주어진 환경에 그 기반을 두고 있기 때문이다.

극적행동과 인물-연극에 있어서 극적행동은 힘의 충돌이다. 연극은 행동을 의미하기 때문에 모든 연극의 핵심은 행동과 인물인 것이다. 연극에서 극적행동과 인물은 뗄래야 뗄 수 없는 불가분의 관계에 있다. 극적행동에 대한 메카니즘을 이해한다는 것은 행동이 연극의 삶의 원천이며 생동하는 피이며 모든 힘의 근본이라는 것을 이해하는 것이다. 우리는 연극에서 발생하는 것이 행동이라는 것을 알고 있어야 한다. 그것은 관객을 지배하고 그들을 공포스럽게 하거나 혹은 웃게 만드는 것이다. 인물은 행동안에 싸여 있기 때문에 작품과 그의 관계를 분석할 때 우리가 인물은 서술의 요약이라고 말할 수 있는 것이다.

아이디어․템포․분위기-아이디어는 연극이 말하려고 하는 의미의 중심이다. 즉 희곡의 전체 개요이다. 아이디어는 행동속에서 사건으로부터 나오는 인물 행동의 결과이다. 우리는 연극에서 행동을 기록함으로써 아이디어를 종종 발견할 수 있다. 이때 우리는 할 수 있는 한 정확하게 일어나는 것을 기록해야 한다. 이러한 기록이 행동에서 초점을 발견하는 가장 쉬운 방법이 될 것이다. 우리는 다른 사람에게 행동을 말해주는 것을 배워야만 하는 것이다.

템포는 극적행동의 변화하는 비율이거나 박자․장단이다. 템포의 연속되는 배열이 결합되었을 때, 즉 몇 개의 연속적인 단위의 다양한 박자가 강하게 느껴질 때 우리는 연극의 맥박을 확인할 수 있는 것이다. 연극은 다양한 템포나 박자들의 단위로 구성되어 있다. 우리는 이 뿌리깊은 음악적 특성을 깨달아야만 한다. 그것은 연극의 개성을 강하게 결정할 뿐만 아니라 관객의 주의를 끄는 주요한 방법이기 때문이다.

분위기는 극적행동으로부터 일어나는 힘에서 야기되는 감정이나 느낌이다. 분위기는 환상처럼 실체가 없는 것으로 만들어지는 것이다 그것은 기본 감정이다. 우리가 연극을 볼 때 느끼는 감동이나 흥분이나 마음의 동요이다. 연극에 있어서의 분위기는 상상화된 경험 그 자체를 넘어 관객을 감동시키는 것이다.

Ⅳ. 결 론

연극을 읽기 위해 필요한 것이 바로 희곡을 분석하는 일이다. 이것은 무척이나 어려운 작업이다. 희곡은 공연과의 상관관계에서 읽혀져야 하고 그런 의미에서 희곡분석은 이론적인 학구적 탐구에서 뿐만 아니라 실제 사건이 일어나고 행동되어지는 무대위에서 이해되고 받아들여져야만 한다. 그럴 때 연극은 희곡으로부터 영감을 부여받게 되는 것이고 희곡은 연극으로부터 혈통을 인정받게 되는 것이다. 희곡분석은 다양한 방법으로 다양하게 이루어 질 수 있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우리가 처음 희곡을 읽고 떠오른 이미지 혹은 그 어떤 추상이 막연하게 제자리에서 머무르는 것이 아니라 좀 더 구체화시킬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하여 그것을 적용하는 것이다. 다시말해서 추상이 구체화되는 시점으로서의 희곡분석인 것이다.

이것은 완벽한 모델로 제시될 수는 없다. 그러나 항상 작업속에서 공연의 실천이라는 측면과 층돌하면서 화해의 바탕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이것이 우리의 과제이며 앞으로의 숙제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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