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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 이야기/예술25

예술의 소임 인간의 역사는 자연과 인간의 싸움, 그리고 기계와 인간의 싸움이란 양상으로 진행되고 있다고 본다. 이런 시점에서 중단되지 않는 싸움의 역사를 통해 파생되는 현실의 아픔과 쓰라린 상처를 보듬고 일상의 아름다움을 통해 평화의 이미지를 표현하는 것은 예술에 있어서 대단히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자연과 싸워 이긴 인간은 자연의 풍요로움을 지배하며 위대한 발전을 이룩했으나 문명의 업적은 자연으로 향하던 공격성을 인간 상호간의 전쟁으로 바꿨다. 마침내 전쟁은 고립된 자아의 분열과 해체를 가져왔다. 이제 인간은 서로의 차가운 시선 속에 서로를 가둬 버린 것이다. 무의미하고 허무한 존재의 본질적 사유 끝에 일상은 아무런 의미없이 사라져가고 있으며 인간 상호간의 따뜻함을 잃어가고 있다. 지금 우리가 처해 있는 세계 속에서.. 2009. 11. 4.
연극예찬 특정한 시공간 속에서 연극을 한다는 것 - 공연한다는 것 - 은 삶과의 투쟁과 승복, 그리고 몇몇 이미지와 파편적인 나열들, 여러 가지 일화들과 주관적 용어로 정의되는 중심적인 자기 고찰에 대한 검증인 것이다. 모월 모일의 역사는 그렇게 시작되는 것이다. 거리로 뛰쳐 나온 누군가의 꿈으로부터. 연극이란 보이지 않는 세계를 만드는 것이다. 그것은 대단히 어려운 일이지만 일생을 걸고 해볼 만한 일이다. 인간이 인간의 삶을 개척해 나가는 여러 양태 중에 연극이라는 벌거벗은 양식이 있다. 이리 찢기고 저리 찢기고, 그래서 결국엔 그 가장 은밀한 음부까지도 거덜나 버린 나체의 신비가 여기 있다. 그 나체를 감상하면서 엑스타시 속으로 빠져들어 가는 것이다. 컴컴해진 무대 위에 한 줄기 빛이 쏟아지고 어둠이 물러가면.. 2009. 10. 19.
연극 혹은 영화를 보는 세 개의 눈 연극 혹은 영화를 보는 세 개의 눈 박 홍 진 첫 번째 눈 - 오락성 ''들을거리''와 ''볼거리''가 풍만하지 않은 작품은 관객의 집중력을 기대하기 힘들다. 일단 관객이 끝까지 집중하고 보지 않는다면 작품이 말하고자 하는 것 자체가 무의미 해진다고 밖에 할 수 없을 것이다. 따라서 관객이 작품에 집중하게 하는 것은 대단히 중요한데 그럴려면 끊임없이 관객의 귀와 눈을 자극해야 한다. 소위 ''5분 간격으로 웃음을 유발해야 한다''는 말이 있는데 현재의 관객은 아무런 자극없이 5분 이상을 참지 못한다는 말로 이러한 예의 범주에서 비롯된 것이 아닌가 한다. 현재의 관객은 다양한 경로를 통해 무수한 정보를 입력하고 입력받고 있기 때문에 웬만한 작품의 주제 만으로는 관객의 흥미를 유발할 수 없고 작품의 주제에 .. 2009. 10. 3.
독립적(獨立的) 난 독립(獨立)이란 말을 참 좋아한다. 그리고 늘 나 자신을 독립적인 인간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독립?" 쉽게 얘기하자면 '스스로 선다', '홀로 선다' 등의 의미일테고 좀 더 의미를 부여하자면 '모든 종류의 억압과 간섭으로부터 자유롭게 선다'는 의미쯤 되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근데 이 독립이란 놈은 항상 가장 밑바닥의 면역력을 필요충분조건으로 하는데 면역력이 떨어지면 어느새 자취를 감추고 종속이란 놈이 그 자리를 대신한다. '손에 잡히는 건 무엇이든지 무기가 될 수 있다'는 명제가 청년예술의 용기로 예술의 희망을 노래했다면 이제는 안정적인 투자와 지원(정부의 각종 지원금을 포함한) 하에서의 표준적인 예술활동만이 희망을 노래하고 있다. 그러나 그것은 절망일 뿐이다. 투자나 지원을 받지 못하면 아무것도 .. 2009. 10. 2.
희곡을 읽는다는 것 희곡을 진지하게 탐구하는 노력은 연출가에게 아주 중요한 자세이다. 단순한 직관으로 시작하여 체계적이고 학문적인 과정을 밟아 결국 다시 출발했던 지점인 자신의 직관으로 돌아와야 한다는 것은 신명나면서도 연출지망생을 무척 겁주는 사실이다. 예술에 대한 정열, 학문에 대한 겸손, 인간으로서의 성숙, 타인과 세상을 향한 따스한 눈길, 그리고 끊임없이 자기를 닦는 성실... 희곡 한편을 읽되 이 모든것을 싸안고 진지하게 읽어야 함을 다시 느낀다. 넓어지고 깊어지는 모든 작업... 2009. 10.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