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쓴 글/시

이불 속에서

by Park, Hongjin 2009. 10. 1.
오늘은 일찍
이불을 뒤집어 쓰고
찔끔거린다

먼저 간 친구 땜에 맘이 시리기도 하고
오르지 못할 나무가 원망스럽기도 하고
벌레에 물려 파스 바른 자리가 화끈거려 속이 울컥 거린다

그래도 손은 어느새
아랫도리를 감싸쥐고
부스럭 거리면서
머리에게 말을 건다

생각을 멈추라고
현재를 즐기라고
무엇이 남든
밑지지 않는 장사라고

머리도 손에게
자위 하지 말라고

이도 저도 아닌
따로 놀음이
불쾌하다

이불을 걷어차고
다시 이불을 뒤집어 쓰고
찔끔거린다
불쾌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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