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쓴 글/시

집(集)

by Park, Hongjin 2009. 10. 1.
내 속의 불타(佛陀)를 설(說)하시는 불타의 가르침이 쟁쟁한데
오늘 불타의 집(家)에 머물러 거리의 종소리를 듣는다
내 오랜 사유의 집(集)에 엉켜있는 낡은 거미줄은
누구의 실타래인가

나는 이미 오래 전에 집(集)을 나왔다
그래서인지 마음이 놓이지 않는다
항상 뭔가에 쫓기고
항상 뭔가를 소유하고자함이
미물의 지향에 다름아니다

찬불가는 어느새 어릿광대 익살노래가 되고
불상의 시선은 원망하듯 낯설은지라
피하듯 자리를 뜬다

얼마마한 업보를 지고 가려 하는가
전생의 짐만으로도 너무 무거워 쓰러지려하는데
인내나 절제를 불사리탑만큼이나 높이 날려보내려 하고 있다

돌아보지 않겠다고 맹세한
길 위에 서서
은은히 들려오는 독경 소리, 목탁 두드리는 소리 들으며
집(集)으로 집(集)으로 향한다
다시는 집(集)을 나서지 않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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