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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 이야기/책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

by Park, Hongjin 2013. 2. 17.

요새 일본의 소설가 히가시노 게이고의 2012년도 작,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을 읽고 있다.
히가시노 게이고는 잘 알다시피 추리소설가로 명성이 자자하다. '백야행', '유성의 인연', '환야' 등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여러 작품을 쓴 소설가이다. 일본 드라마 '백야행'을 보고 단순히 감각을 자극하는 추리가 아닌 사회와 인간의 내면의 본성을 추리라는 형식으로 풀어내는 대단한 작가라는 생각을 했던 적이 있었는데 역시 그의 필력은 녹슬지 않고 오히려 진일보 하고 있다.

그의 신작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은 "기적과 감동을 추리한다"는 역자의 말처럼 낡은 잡화점(기묘한 공간) 안에서 벌어지는 가슴 훈훈한 이야기다. 작품의 내용을 간단히 얘기하자면 삼인조 도둑이 나미야 잡화점이라는 과거와 현재를 이어주는 공간 안에 들어오게 되는데 그곳에서 고민상담 편지를 발견한다. 그러면서 뜻하지 않게 고민상담을 하게 되고 그에 얽힌 가슴 따뜻한 이야기들이 펼쳐진다.

내가 좋아하는 소설은 쉽게 잘 읽혀지면서 깨달음과 감동을 주는 작품들이다. 학술지도 아닌데 무슨 말인지 문장 하나도 몇번씩 생각해야 한다거나, 소재에만 집착하여 정작 작품이 이야기하려는 핵심이 없다거나, 상상력이 전혀 자극되지 않고 단지 글로써만 존재하는 작품들은 중간에 덮기 일쑤다. 그런 의미에서 히가시노 게이고의 소설은 내겐 정말 안성맞춤이다.

어렸을때 책 읽기를 무척 싫어했다는 히가시노 게이고는 "나는 작품을 쓸 때 어린 시절에 책 읽기를 싫어했던 나 자신을 독자로 상정하고 그런 내가 중간에 내던지지 않고 끝까지 읽을 수 있는 이야기를 쓰려고 노력한다."고 중앙공론문예상이라는 시상식 자리에서 말했다고 한다.

무릇 소설 뿐 아니라 다른 예술 작품들도 이런 의미에서 접근하는 게 어떨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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