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쓴 글94

환상의 류(類) 고무풍선이나 색색의 종이테이프가 공중비행을 한다. 저공에서 고공으로 솟아 오르는 뿌리 깊은 연기자락과 고공에서 저공으로 추락하는 의심스러운 낙하물의 태도에는 알 수 없는 류가 있다. 가끔씩 사람들은 하늘을 쳐다 보고 심호흡을 한다든지 한숨이나 여유를 부리며 상상하곤 한다. 그 어떤 이미지를 모든 움직임이 일순간에 정지되고 홀로 진공의 표류에 따라 대기는 소유된다. 어쩌면 경계선 상에서 꿈과 현실의 일상의 매몰찬 요구에 자신을 허용하는 것이다. 알지 못하는 몸의 경향이지만 그래서 상상하곤 한다. 그리고 일종의 환상의 류가 펼쳐진다. 모든 것은 저항이다. 혹은 홀로그램의 입체면이 생명있는 조각처럼 꿈틀거린다. 그리고 텅 빈 공간에 바람따라 손목 잘린 다섯 손가락이 춤을 춘다. 2013. 5. 28.
배우 트레이닝 - 이완에 대해서 배우 트레이닝은-물론 다른 견해가 있을 수 있겠지만-일반적으로 크게 네가지로 분류된다. 1. 신체훈련(physical training) 2. 대사훈련(diction training) 3. 연기훈련(acting training) 4. 지적훈련(intelligence training) 여기서 각 분류는 세부 훈련 방법으로 다시 나뉘게 되는데 예를 들어 연기훈련의 경우, 감성훈련, 이미지화, 즉흥연기 등으로 분류된다. 연극과나 극단, 배우 훈련 기관 등에서 이러한 혹은 비슷한 프로그램으로 체계적인 교육이 실시되고 있지만 배우 트레이닝 과정에서 흔히 간과하게 되는 몇 가지 사항에 대해 짚어 보고자 한다. 일단 이번 글에선 신체훈련에 관련된 내용에 대해서만 언급해 보고자 한다. 신체훈련의 목표는 준비된 몸을 만드.. 2011. 6. 10.
일제 강점기 우리나라 연극 단체 일제 강점기의 우리나라 연극 단체에 대해서 위키디피아에서 검색을 해보니 아래와 같이 검색 결과가 나왔다. 아래 단체들의 활동이나 역사를 잘 살펴보면 우리나라에 연극(서양극)이 어떻게 유입되었고 어떤 식으로 전개가 되었는지 알 수가 있을 것이다. 따라서 아래 단체들을 조사하고 연구하는 것은 우리나라 연극 역사를 조망해 볼 수 있는 중요한 일이라고 할 것이다. 일반 : 조선연극협회 · 조선연극문화협회 신파극운동 : 혁신단 · 유일단 신극운동 : 극예술협회 · 토월회 · 극예술연구회 교육기관 : 조선배우학교 국민연극 : 현대극장 · 국민연극연구소 일제 강점기 말기의 극단 : 청춘좌 · 성군 (호화선) · 아랑 · 황금좌 · 예원좌 · 고협 2011. 5. 28.
셰익스피어는 없다 전세계적으로 가장 많이 공연되는 작가는 역시 윌리엄 셰익스피어다. 37편의 희곡과 시집, 그리고 소네트집을 낸 영국이 낳은 위대한 극작가 겸 시인인 셰익스피어는 1564년 잉글랜드 중부의 스트랫퍼드에이번에 출생하여 1616년 4월 23일 52세의 나이로 고향에서 사망하였으며 , , , , , , 등 주옥같은 작품들을 창조해 냈다. 그는 평생을 연극에 전념하였고 자신의 극단을 위해 전력을 다했다. 이것이 우리가 알고 있는 역사적 사실이다. 그런데 학계에서는 오래전부터 그리고 지금까지도 '셰익스피어 논쟁'이 있다. 셰익스피어 작품의 진위여부에 대한 논쟁인데 셰익스피어 작품의 실제 원작자는 누구인가 하는 것이다. 그 주옥같은 희곡들을 52년이라는 짧은 인생 동안 어떻게 한 개인의 힘으로 쓸 수 있었겠냐든가 셰.. 2011. 4. 27.
박탄고프와 환상적 사실주의 오랫만에 박탄고프(Vakhangov)를 들여다봤다. 박탄고프는 네미로비치 단첸코, 스타니슬라브스키, 메이어홀드, 타이로프 등과 같이 러시아 연극을 세계적으로 알린 연출가 중 하나로 '환상적 사실주의'(fantastic realism)의 주창자로 널리 알려져 있다. 스타니슬라브스키의 사실주의와 메이어홀드의 구성주의를 혼합하였다하여 박탄고프의 연극을 환상적 사실주의 라고 부르는데 여기서 우리가 명심해야 할 점은 박탄고프의 작품이 스타니슬라브스키와 메이어홀드의 단순한 혼합이 아니라 둘의 시스템을 융합하여 새로운 표현형식을 추구하였다는 점이다. 즉, 내면적 진실이 만들어 내는 자연스런 현실에 최대한 상상력을 가미하여 사실적이면서도 환상적인 작품 세계를 추구했던 것이다. "극장에서는 자연주의도 사실주의도 없으며,.. 2011. 4. 2.
굿-바이 친구 케이는 항상 방독면을 쓰고 다닌다 그래야만 살 수 있다고 "당신은 피부로 호흡하십니까? 산소마스크가 필요하시다면 제가 하나 빌려드리지요." 가끔 친구는 방독면 대신 산소마스크를 쓰고서는 길가는 사람들에게 이렇게 묻곤 한다 "숨이 막히시지 않습니까?" 말이 짧아진다 sns, 걸그룹, 스마트폰, 희망은 무엇을 상징함이냐 몸에 걸친 빨간 티셔츠의 감각이나 청바지의 우스꽝스런 꾸겨짐이 퇴색되어 버린 지금 섬짓 놀라 자빠져도 스스로 오늘을 추스리고 사그라드는 육신의 오후에 빛이 비추이면 모든 타락은 이제 제자리로 간다 그러나 친구 케이는 얼마전에 이세상과 굿-바이 했다 친구가 남긴 유품이라고는 즐겨 입던 빨간색 티셔츠, 꾸겨진 청바지, 그리고 방독면 산소마스크는 친구가 굿-바이 하기 얼마전 내게 빌려 주었던.. 2010. 12. 14.
허공(虛空) 두 노숙인이 소주 한 병을 걸고 내기를 한다 닭이 먼저냐 알이 먼저냐 허허라는 이름의 노숙인이 닭이 먼저라고 얘기하자 공공이라는 이름의 노숙인은 알이 먼저라고 받아친다 서로에게 이유를 묻자 얼굴을 붉히며 언성만 높인다 급기야 서로의 멱살을 부여잡더니 소주를 내 놓으라고 다그친다 이들의 멱살잡이는 봉만이형이 출현하기 까지 계속된다 봉만이형, 닭이 먼저유 알이 먼저유? 아주 중요한 내기니까 심사숙고해서 대답해 주쇼 닭일 수도 알일 수도 있지 뭔 대답이 그리 흐리멍텅하오 닭이 있으니 알이 있는 것이고 알이 있으니 닭이 있는 것이란 말이여 그러니까 뭐시기 먼저란 말이유? 봉만이 형은 하품을 크게 한 번 하더니 교회에 꼬지하러 간다며 발걸음을 옮긴다 두 노숙인은 오랫동안 아무 말도 없이 허공만 쳐다본다 요원해진 .. 2010. 11. 29.
현대인 비명소리에 잠을 깼다 어디선가 분명 불행한 사건을 맞이하고 있는 것이리라 그렇지만 대수롭지 않다 들려오는 비명소리 마다 촉각을 곤두 세우다간 단 하루도 편히 잘 수 없을 것이다 이브자리가 축축한 땀으로 얼룩져 있다 영하로 떨어진다는 일기예보에 보일러 온도를 높게 해놓았더니 생각보다 많이 더웠다 머리 속이 물렁물렁 물러터진 지방질로 가득찬 듯 생각이 느리다 보일러 온도를 낮추고 다시 잠을 청한다 비명소리가 들려와도 이곳은 나만의 아방궁, 나만의 은신처, 나는 웃으며 잠 잘 수 있다 2010. 11. 26.
연극이란 무엇인가3 오늘은 좀 건방진 얘기를 해보고 싶다. 연극이란 무엇인가? 그거 고민하지 말자는 거다. 만약 연극이 무엇인지 진정으로 알고자 한다면 연극을 해보면 될 것이다. 그리고 그 속에서 스스로 답을 찾으면 될 것이다. 실제로 연극 작업에 참여할 수 없다면 그냥 생각 만으로 이론 상으로 정의를 내려라. 다 맞는 말일 것이다. 연극이란 많은 정의가 있을 수 있고 해답 또한 많이 있을 수 있다. 스스로 연극에 대해 갖는 일종의 확신이 중요하다. 그거면 충분하지 않을까? 그리고 자신의 확신을 조심스럽게 다져도 보고 그렇다고 강요는 하지 말고 겸손하게 이야기하라. 지금은 프로파간다의 시대도 아니고 지금은 낭만의 시대도 아니다. 지금은 다 자기 잘났다고 떠드는 카오스의 시대다. 운동이 없는 시대다. 연극이란 무엇인가? 고민.. 2010. 8. 11.
그대 내 안에 뚝. 뚝. 뚝.. 눈물을 흘린다. 보고 싶은 사람에게 내 눈물 보낸다 만질 수도 볼 수도 없는 사람에게 그저 외로움과 죄책감으로 가슴치며 눈물만 보낸다. 영이 있다면, 화답해다오 못난 사내의 가슴에 그렇게라도 함께 라면 그대 이미 내 안에 있소? 2010. 4. 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