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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 이야기/책

우리는 모두 고골의 ‘외투’에서 나왔다

by Park, Hongjin 2014. 4. 14.

 

 

우리는 모두 고골의 외투에서 나왔다.” - 도스토예프스키

 

1809년 우크라이나의 시골 마을, 발슈예 소로친치 태생인 니콜라이 바실리예비치 고골은 사회의 모순적 상황과 불합리성을 날카롭게 풍자하는 작품들로 러시아 문학계에 비평적 사실주의의 발판을 마련한 작가이다.

 

우리에겐 검찰관이란 희곡으로 많이 알려져 있는 작가이기도 하다.

 

그의 중편소설 외투33세에 집필된 작품으로 43세에 생을 마친 고골에게 있어서 후기작에 속하는데 이 작품에서 고골은 주인공 아카키 아카키예비치를 통해 아무리 하찮고 미약한 존재라도 인간은 모두 그 자체로 존엄성과 가치를 지닌 인간이라는 것을 웅변하고 있다.

 

보잘 것 없고 초라하지만 그 누구에게도 해를 끼치거나 자신의 일에 태만하지 않는 아카키. 그렇지만 그를 둘러싼 사회는 오직 냉담하고 비정할 뿐이다. 한 인간에 대한 사회의 냉정함과 그로부터 모욕 받고 상처 입은 사람들에 대한 동정과 연민이 바로 외투가 품고 있는 문학의 의미가 아닐까 싶다.

 

외투는 우리 연극 무대에서도 간혹 공연되는데, 극단 원형무대가 홍인표 연출로 2011년 국립극장 별오름극장에서 공연한 외투를 본 기억이 난다. 작품의 원형을 잘 살렸고 세심한 연출로 내심 감명깊게 본 공연이었다.

 

앞으로도 종종 외투라는 작품을 무대에서 만나 볼 수 있게 되길 기대한다. “나도 당신들의 형제야!”라는 아카키 아카키예비치의 무언의 외침이 들려오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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