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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 이야기/일기&잡담

생각의 거품

by Park, Hongjin 2011. 3. 8.
오늘 우연히 책장을 정리하다 예전에 노트에 자필로 써놨던 연극관련 이론들을 발견했다. 근데 어떻게 어느 세월에 컴으로 다 옮겨 쓸지 난감하다. 노트도 여러 권이고... 더욱이 글씨들이 흐릿해져서 내가 써 놓고도 무슨 글자인지 모르는 것들도 많고 세월이 흐른 만큼 지금하고는 다른 생각들도 많다. 예를 들자면 맑스레닌주의 미학 이론에 근거한 연극은 당파성과 전형성, 역사화에 기초해야 한다는 뭐 그런 얘기... 뭐 돈이 되는 것도 아니고 대단한 글도 아닌데 귀찮아서 그냥 다 태워버리려다 일단 놔둬보자는 생각에 박스에 보관 중이다. 사실 따지고 보면 1기가바이트도 되지 않는 내용일텐데 이삿짐 박스를 가득 채운다. 

여기서 잠깐, 우리의 인생을 글로 정리하면 몇 기가바이트나 될까? 아마도 1g를 넘지 않을 것이다. 글재주가 없거나 인생의 다양한 에피소드를 경험하지 못한 평범한 인생은 1mb도 넘기기 힘들지도 모른다. 물론 사진이나 음악, 다양한 멀티미디어 파일이 첨부된다면 용량이 훨씬 커지겠지만 그래봐야 몇 기가 겠지 싶다. 이런 생각을 하니 참 인생이 우울해진다. 별것도 아닌데, 내가 쓰고 있는 1테라바이트 하드 디스크의 반의 반도 채우지 못하는 이야기에 불과하다. 뭣하러 바득바득거리며 살아가는 걸까? 

난 인생을 참 재밌게 살고 싶은 사람이다. 모두들 마찬가지겠지만. 근데 사람에 따라 재밌게 산다는 게 참 다른 의미고 재밌게 살기 위해 스트레스를 받으며 산다. ㅋㅋ.  1테라도 안되는 인생, 항상 즐겁게 일하고 연극하고 스트레스 받지 말고 살면 얼마나 좋을까? 예술가들에겐 세 가지 성공 조건이 있다. 재능, 노력, 그리고 운. 어느 한가지라도 결핍되면 스트레스의 원인이 된다.

별것도 아닌데 부피만 크게 차지하고 있는 것처럼
생각의 거품을 빼야한다.
그럴때 비로서 온전한 인생의 가치가 측정되며 그 가치에 맞는 삶의 방식이 즐거운 인생을 만들어 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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