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사는 이야기/예술

공연 마니아와 컨설팅

by Park, Hongjin 2011. 2. 10.
피시 통신시대를 거쳐 인터넷 초창기 까지 포털 사이트를 중심으로 공연 동호회가 많이 늘어나게 되는데, 이러한 양적 팽창은 전문가급 마니아 층을 자연스럽게 형성하게 만들게 된다. 동호회원들은 공연을 보고 리뷰를 올리고 구전 마케팅을 자처하는 활동 등으로 공연에 관객을 끌어들이기도 하고 발길을 끊게도 하는, 일종의 작은 권력을 형성하기 까지 한다. 따라서 공연 단체들은 작품의 흥행을 위해 각 공연 동호회와 좀 더 밀접한 관계를 유지해야만 했다. 지금도 물론 그렇긴 하다.

그러나 카페에서 미니홈피로, 미니홈피에서 블로그로, 그리고 블로그에서 작금의 소셜네트웍으로 무게중심이 옮겨져 가는 인터넷 지형도는 동호회 활동을 서서히 와해시켜 간다. 이젠 예전처럼 공연이라는 특정한 테마를 중심으로 단체 미팅이 활발하게 이루어지는 시대는 아니다. 더불어 포털의 정책과 방향은 자신의 블로그에, 그리고 소셜 서비스에 글을 더 올리도록 유도하고 있다. 

난 공연 동호회의 새로운 패러다임이 필요하다는 말을 하고 싶다. 이제까지의 동호회의 역할은 피드백과 대형 소비였지만 앞서 얘기한 바와 같이 인터넷 환경이 변하고 있고, 지금은 3,40대가 되어버린 동호회 초창기 마니아들이 공연에 발길을 접고 있는 시점에 동호회의 역할이 좀 더 능동적으로 변화되어 이탈하고 있는 마니아들을 재흡수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그것은 일종의 제작 참여이며 그 형태는 공연의 질적 향상을 도모하는 조력자의 역할이 적당할 것 같다. 

근데 문제는 시스템이다. 마니아들이 자연스럽게 제작 과정에 참여할 수 있는 시스템이 부재한 것이다. 오늘날 우리 공연 문화가 외형적으론 2,30년전보다 훨씬 발전했다고 보여지지만 솔직히 내 생각은 그 반대다. 치열한 작가정신도, 사회 이슈도, 학문적 탐구도 예전보다 덜 생산적이라고 생각한다. 이러한 결과는 즉, 마니아층의 쇠퇴와 맥락을 같이 하는 것이다. 대다수의 공연이 스타시스템 일변도로 향하고 깊이 있는 주제를 꺼려 할수록 마니아들은 등을 돌리게 되는 것이다. 사회가 다양성의 원칙에 따라 움직여 가는데 다양성이 보이지 않는다는 것은 참으로 모순인 것이다.

공연 컨설팅은 그래서 중요하다. 마니아들이 객관적 시각으로 제작 과정에 참여하여 공연의 질적 향상을 도모할 수 있으며, 이러한 공연 컨설턴트의 활약은 좋은 공연에 관객을 불러 모을 수 있는 새로운 시스템을 만들어 갈 수 있기 때문이다.
반응형

'사는 이야기 > 예술' 카테고리의 다른 글

대본 불법 유통 심각한 수준  (0) 2011.02.24
☆ 별 점, 매겨야 하나?  (1) 2011.02.15
영화 소셜 네트워크  (0) 2011.01.02
팔무전  (0) 2010.12.08
지역 문화예술회관의 역할  (0) 2010.07.04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