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쓴 글/연극

연극이란 무엇인가 1

by Park, Hongjin 2009. 9. 28.
연극이란 무엇인가?
연극? 글쎄... 으음... 연극은 연극이다.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다.

그건 누구나 할 수 있는 얘기다. 좀 더 구체적으로 연극의 본질에 대해 얘기해보자면...
글쎄... 연극은 바로 이런 것이야라고 얘기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연극이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은 그리 쉽게 답을 내릴 수 없는 아주 어려운 문제이다. 많은 연극 예술가들이 각기 그 나름대로 연극의 정의를 내렸지만 난 그 모든 말에 동의하면서도 동의하지 않는 이중적 견해를 갖고 있다. 그만큼 연극의 정의는 무수히 많은 사고의 유희를 유발한다.

좋다. 그럼 좀 우회적으로 접근해 보자. ‘연극적’이란 말은 무엇을 의미하는 것인가?
‘연극적’이란 말은 곧 ‘마치 연출되어진 것 같은 것’을 의미한다. 여기 A라는 사람이 고층건물 밑을 걷다가 우연히 위에서 떨어진 돌에 머리를 맞아 사고를 당했다고 치자. 이건 연극적인 것과는 거리가 먼 하나의 불행하고도 우연한 사고에 불과하다. 그런데 A가 돌에 막 맞으려는  순간 누군가 ‘피해요!’를 외쳤고 그 덕분에 가까스로 A가 사고를 피했다면 우리는 극적이었다라는 말로 그 상황을 묘사한다. 이처럼 연극적이란 말은 마치 그것이 연출되어진 것과 같이 단지 우연에 의해서가 아니라 필연적으로 나타나는 결과를 의미한다.

아서 밀러의 ‘비극이란 무엇인가’에서 차용한 얘기 같은데...
그렇다. 그렇지만 아서 밀러는 비극의 본질을 규정하면서 그 사건이 과연 교훈적인가를 증명하는데 위의 예를 들었다. 즉 돌에 맞아 A가 죽었다면 A의 죽음은 비극적인 것이 아니라 그저 개죽음일 뿐이라는 것이다. 왜냐하면 그로부터 어떠한 교훈도 얻을 수 없기 때문이다. 난 사건의 교훈 여부를 떠나 사건의 구성적 특성을 통해 우연한 사건과 우연한 사건이지만 필연적인 사건을 설명하려는 목적으로 위의 예를 든 것이다.

그럼 연극은 연출되어진 것일까?
모든 연극이 다 연출되어진 것은 아니다. 연극은 분명 연출되어진 것이어야 하지만 오늘날 연출되어지지 않은 많은 연극들이 존재하고 있다. 이러한 연유로 우리는 연극의 원론을 새롭게 탐색하지 않으면 안되는 것이다.

연출되어지지 않은 연극들이란 모든 표현 요소가 필연적 결과 도출을 위한 정교한 논리적 방정식에 의해서 표출되는 것이 아니라 정신에 선행하는 물질적 조건과 소재주의로의 과도한 집중, 그리고 즉흥의 표피적 활용 등에 의거하여 만들어지는 연극들이다.

정신에 선행하는 물질적 조건이란 칸딘스키가 <예술에 있어서의 정신적인 것에 대하여>에서 이미 밝힌바와 같이 예술 창작의 가장 중요한 핵심은 정신적인 것의 물질화이다. 그런데 물질, 쉽게 얘기해서 돈이 예술화되는 도치현상이 일어나고 있다. 연극이 돈 넣고 돈 먹기식의 거래되는 상품으로만 평가와 분석이 이루어지고 있으며 그러한 경향이 연극 창작의 바로미터가 되어 가고 있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봐서 돈이 없으면 연극하기 어렵지 않은가?
그런 위험에 처해 있을 뿐이다. 지금 우리는 연극을 하기 힘들게 만드는 많은 위험에 처해 있다. 그중에 가장 큰 위험이 바로 돈이다. 돈보다 작품의 가치를 중요시 여기는 작업 풍토가 이미 오래전에 사라졌기 때문에 돈이 없으면 연극을 할 수 없다는 생각이 지배적인 것이 되어 버렸다. 이러한 위험에서 벗어나기 위해선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

그렇다면 구체적으로 어떠한 노력이 필요할까?
글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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