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쓴 글/연극

아피아와 크레이그

by Park, Hongjin 2009. 11. 27.

아돌프 아피아(Adolphe Appia)

Adolphe Appia는 음악으로부터 희곡을 도출해낸다는 것이, 음악적 소리 자체가 연극적 이상(dramatic idea)의 근원이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음악의 대상이 연극적 이상의 대상이 되어야 한다는 것을 뜻한다고 말했다. 그것은 연극적 정서의 내면화로, 음악이 모든 숨겨진 삶을 표현하는 수단을 확장시켜줄 것이라는 확신으로부터 비롯된다. 여기서 ‘숨겨진 삶’이란 너무나 복잡한 것이어서 사실주의 연극의 대사로는 드러내기 어려운 것이었다.

그는 당시의 현대적 무대 실습을 기초로 하여, 다양한 연극적 요소들이 시간과 공간으로 융합되기 어렵게 분리되어 있을 때 어떻게 하면 연극을 모든 예술의 최고 종합체로 전환시킬 것인가를 질문하였다. 이에 그는 음악적 훈련이 된 배우의 동작을 보면서 시간과 공간의 연결점을 발견하였고, 움직이는 배우와 수직 수평의 무대를 단일한 정서로 보이게 할 수 있는 살아있는 매체를 조명(빛)에서 발견하였다. 즉 빛과 음악만이 ‘모든 외형의 내적 본질’을 표현할 수 있다고 본 것이다. 이러한 그의 이론의 기저에는 빛과 음악과 움직임의 상호작용을 조절하는 한명의 예술가에 대한 개념이 있었다. 그는 한사람에게 연극의 전적인 해석을 맡겨야 한다고 주장하였는데, 그것은 작가와 연출의 두 기능이 분화되는 것을 원하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에드워드 고든 크레이그(Edward Gorden Craig)

Gorden Craig는 연극예술은 연기도 희곡도 무대도 춤도 아닌 이러한 것들을 구성하는 요소들로 이루어진다고 보았다. 즉 동작은 연기의 영혼이고, 말은 희곡의 몸이며, 선과 색은 무대의 심장이고, 리듬은 춤의 정체라는 것이다. 그는 오로지 연극 예술가만이 이러한 동작, 말, 선과 색, 리듬에 정통할 수 있고 따라서 연출가는 연극의 연금술사라고 주장했다.

Craig는 연극은 대중을 위해 존재하는 것으로 어려운 문장으로 표현된 연극보다는 대중에게 삶과 아름다움과 볼거리(sights)를 보여주는 것이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따라서 그는 미래의 연극은 설교와 경구로 가득 찬 연극이 아닌 적게 말하면서 보다 많이 보여주는 연극, 감정으로 모두가 알 수 있는 쉬운 연극, 삶의 상징인 움직임에서 비롯된 연극일 것이라고 했다.

그는 연극을 재발견하기 위해서는 실험과 연구가 필요하다고 보았다. 이것을 위해 Craig는 새로운 정서적 접근을 강조하였는데 작업을 해가면서 그는 비논리적인 태도를 견지한 채 작품을 이성적이기 보다는 감정적으로 받아들이고자 애썼다. 즉 그는 자신이 보고 느낀 것을 관객에게 명확하게 전달할 방법을 추구하였고 이러한 그의 주관적 방법은 “햄릿”을 해석할 때 오필리어를 대수롭지 않은 인물로 보고 햄릿은 자신의 상상으로 상상의 여인을 사랑한 것 뿐이라고 설정하게 만들기도 하였다.

사실 Craig의 이론은 극단적이고 비실제적 이어서 많은 것들이 포기되었고 또한 그 자신도 자기의 이론을 실제에 응용하기 어려운 점이 많았음을 시인하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의 이론은 그 시대에 있어서 연극 발전의 한 원동력이 되었다. 그의 개념은 예술성을 내재한 단위요소(unit factor)로서 장치의 중요성을 강조한 것이다. 이것은 연극형태와 분위기로 이루어진다는 해석인데 그 형태와 분위기란 원근법적으로 그려진 현실의 재현이 아닌 창조된 것을 말한다.

Craig와 Appia가 모두 효과적인 연극예술을 추구하였지만 그들의 주된 영향은 장치에 대한 것이었다. 무대의 환영(illusion)은 새로운 목적을 형성하는데에 가장 용이한 연극 요소였다. 종합적인 움직임은 새로운 희곡이나 배우를 낳지는 못하였고 ‘빛과 어둠의 베일’에 덮인 암시적인 단순성을 보여주는 무대의 혁신으로 그쳤다. 표현주의 역시 자연주의처럼 하나의 무대기술이 된 것이다.

                                   DIRECTORS ON DIRECTING by TOBY COLE & HELEN KRICH CHINOY에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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