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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 이야기/일기&잡담

슬픔의 자리

by Park, Hongjin 2011. 8. 25.

오늘은 참 슬프다.
오랜만에 참 슬프다.
길에 서 있다가 우연히 아는 사람을 만났는데
그도 참 슬퍼 보였다.
인터넷의 콘텐츠나 TV 속 인물들도 참 슬퍼 보인다.
나는 나의 슬픔이 내면 깊숙한 곳,
밑바닥이 보이지 않는
멀고 먼 지점에까지 닿아 있다고 생각한다.
슬픔을 때론 눈물로, 때론 침묵으로 대변하면서
알 수 없는 격정에 휩싸인다.
이 지난한 행로,
누군가의 각본에 의해 잘 짜여진 운명의 길 위에서
신을 갈망하고
탐욕에 눈을 밝히고
他者를 他者의 삶에서 이탈시키며
또 신을 갈망하고
결국 슬픔의 자리로 돌아온다.

어머니가 포도 한 송이를 놓아 주셨다.
마고 신화의 선악과처럼
시큼한 포도 맛에
善惡을 구분해 버리고 만다.
이것은 과연 깊이 자리한 슬픔의 본질인가, 아니면 주제 없는 삼류 소설인가.
아, 그저 그런 삶을 특별하게 포장할 필요는 없을 것이다.
어차피 우린 한 줌의 흙으로 돌아갈 텐데...
뭣하러 감정의 기복에 一喜一悲 하는가.
그래도
오늘은 참 슬프다.
모든 것이 참 슬프다, 슬퍼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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